영원한 '국민 배우', 故 이순재 선생님 (1934-2025)
[추모] '영원한 국민 아버지' 이순재 선생님 별세… 향년 91세, 연기 외길 70년의 막을 내리다
대한민국의 연기 역사를 대변해 온 큰 산, 배우 이순재 선생님께서 2025년 11월 25일 새벽, 향년 91세를 일기로 영면에 드셨습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연예계는 물론, 선생님의 연기를 보며 울고 웃었던 수많은 대중들도 깊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오늘은 우리 곁을 떠나신 '영원한 현역' 이순재 선생님의 발자취와 후배들의 뜨거운 눈물이 담긴 추모의 현장을 전해드립니다.
"나의 영원한 스승님"… 이어지는 후배들의 눈물
고인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생전 선생님과 호흡을 맞췄던 후배 배우들의 추모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이순재 선생님은 단순한 선배를 넘어 '아버지'이자 '참된 스승'이었습니다.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장인과 사위로 잊지 못할 케미를 보여주었던 배우 정보석 님은 SNS를 통해 먹먹한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선생님, 그동안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연기도, 삶도, 그리고 배우로서의 자세도 많이 배우고 느꼈습니다. 제 인생의 참 스승이신 선생님의 한 걸음 한 걸음은 우리 방송 연기에 있어서 시작이고 역사였습니다."
정보석 님은 선생님이 못다 하신 일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며, 부디 그곳에서는 더 평안하시길 기도했습니다.
KBS 시트콤 '개소리'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정남 님 또한 "너무나도 존경하는 선생님과 드라마를 함께할 수 있어서 제 인생 최고의 영광이었습니다"라며 생전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방송인 김영철 님은 SBS 파워FM 생방송 도중 비보를 전하며 "마치 친정 어르신이 돌아가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연예계의 큰 어른을 잃은 상실감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1956년 데뷔, 70년 연기 외길 인생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철학과 재학 시절인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연기 활동을 시작하신 이순재 선생님. 무려 7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선생님은 방송, 영화, 연극 무대를 넘나들며 대한민국 대중문화의 살아있는 역사로 활약하셨습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연기만 생각했던 삶
선생님의 필모그래피는 그 자체로 한국 드라마의 역사입니다.
- 국민 드라마의 중심: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허준', '상도', '이산', '베토벤 바이러스' 등 수많은 명작에서 무게감 있는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으셨습니다.
- 시트콤의 전설: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는 근엄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파격적인 코믹 연기를 선보이며, 젊은 세대에게도 '야동순재', '직진순재'라는 친근한 별명으로 큰 사랑을 받으셨습니다.
- 꽃보다 할배: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주신 '직진 본능'과 끊임없이 공부하고 탐구하는 모습은 노년의 품격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무대 위에서 쓰러지겠다"… 마지막까지 불태운 예술혼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겁니다. 선생님께서는 생전 인터뷰에서 항상 "생을 마감할 때까지 무대나 카메라 앞에 서겠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약속처럼, 선생님은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연극 '리어왕', '세일즈맨의 죽음', '앙리할아버지와 나' 등의 무대에 오르셨습니다.
특히 지난해 출연하셨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는 선생님의 마지막 무대가 되었습니다. 건강이 악화되어 재활 치료를 받는 와중에도 복귀 의지를 놓지 않으셨기에, 오늘 전해진 별세 소식은 더욱 안타깝게 다가옵니다.
가수 테이 님은 라디오 방송에서 "100세까지 정정하게 활동하실 줄 알았는데, 한평생 도전과 열정을 다하셨던 모습 잊지 않겠다"며 애도했습니다. 이것은 비단 테이 님뿐만 아니라 선생님을 사랑했던 우리 모두의 마음일 것입니다.
별이 되어 떠나신 선생님,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배우 한지일 님은 고인을 회상하며 "생활연극 시상식 때면 참석하셔서 후배들을 격려해주시고, 전체 식사비를 계산하시던 인정 많고 후배 사랑이 지극했던 형님"이라고 추억했습니다.
연기 앞에서는 누구보다 엄격하고 철저했지만, 후배들에게는 따뜻한 밥 한 끼를 챙겨주시던 '큰 형님'이자 '아버지'.
대한민국 연예계의 큰 기둥이셨던 이순재 선생님. 선생님께서 남기신 수많은 작품과, 배우로서 보여주신 올곧은 자세는 우리들 가슴속에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부디 하늘나라에서는 무거운 짐 내려놓으시고, 평안히 영면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