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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초 전투함, 백두산함(PC-701)의 기적

by junyonej 2025.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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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월급 털어 산 낡은 배가 나라를 구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전투함 '백두산함' 이야기

최근 대한민국 군사력의 정점이 될 '핵추진 잠수함' 건조가 현실화 되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기술과 국방력을 갖춘 지금의 대한민국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됩니다.

불과 70여 년 전, 우리에게는 바다를 지킬 제대로 된 군함 한 척조차 없었습니다. 해군 장병들이 피땀 어린 월급을 모아 사 온 '고철 배' 한 척이 6.25 전쟁 발발 당일, 대한민국을 멸망의 위기에서 구해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오늘은 대한민국 해군의 전설이자 시작, PC-701 백두산함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전투함 PC-701 백두산함
▲ 대한민국 해군 최초의 전투함 PC-701 '백두산함' (사진=위키미디어)

1. "우리 배는 우리가 산다" 눈물의 모금 운동

1945년 광복 직후, 창설된 조선해안경비대(해군의 전신)가 가진 배라고는 미군이 쓰다 버린 목선이나 상륙정(LCVP)이 전부였습니다. 초대 해군참모총장 손원일 제독은 "바다를 지킬 전투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지만, 신생 독립국인 대한민국 정부는 가난했고 배를 사줄 예산이 없었습니다.

결국 해군은 스스로 배를 사기로 결심합니다. 1949년 6월, '함정건조 각출위원회'가 결성되었습니다.

"장교부터 수병까지 월급의 5~10%를 떼어 냈습니다. 심지어 장병들의 부인들은 삯바느질을 하고 군복 빨래를 해주며 푼돈을 보탰고, 고철을 주워 팔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4개월 만에 피눈물로 모은 돈이 15,000달러. 여기에 이승만 정부가 감동하여 지원한 45,000달러를 합쳐 총 6만 달러를 들고 손원일 제독은 미국으로 향했습니다.

2. 폐기 직전의 배, '백두산함'으로 다시 태어나다

하지만 6만 달러로는 좋은 군함을 살 수 없었습니다. 결국 손 제독이 선택한 것은 미 해군 사관생도들의 실습선으로 쓰이던 퇴역 구잠함(Submarine Chaser) '화이트헤드호(USS PC-823)'였습니다. 1944년에 건조되어 2차 대전 때 서대서양을 누볐지만, 인수 당시에는 엔진을 제외하곤 모든 게 낡아빠진 상태였습니다.

해군 장병 15명은 두 달 동안 직접 녹을 닦고 배를 수리했습니다. 1949년 12월 26일, 마침내 뉴욕항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전투함 '백두산함(PC-701)'이 명명되었습니다.

이후 하와이에서 3인치 포를 장착하고, 괌에서 포탄 100발을 간신히 구해 한국으로 돌아온 날이 1950년 4월 10일. 6.25 전쟁이 터지기 불과 두 달 전이었습니다. 포탄이 딱 100발뿐이라 사격 연습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3. 운명의 날, 6월 25일 대한해협 해전

1950년 6월 25일 전쟁 발발 당일, 백두산함은 "동해안으로 침투하는 적 특수부대를 막으라"는 명령을 받고 긴급 출동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9시 30분, 부산 앞바다에서 운명적인 조우를 하게 됩니다.


백두산함 모형 및 설명
▲ 백두산함의 모습 (사진=티스토리)

칠흑 같은 어둠 속, 괴선박 한 척이 포착되었습니다. 백두산함이 탐조등을 비추자 1,000톤급 무장수송선 갑판에 북한군 특수부대 600여 명이 새카맣게 모여 있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치열한 교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적의 사격에 조타실이 피격되어 조타수가 전사하고 갑판장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백두산함은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명중률을 높이기 위해 적선 400m 앞까지 접근하여 3인치 주포를 쏘아댔고, 심지어 북한군이 배로 헤엄쳐 오지 못하게 소총 사격까지 가했습니다.

결국 적 수송선은 부산 앞바다 깊은 곳으로 침몰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 해군 최초의 승전인 '대한해협 해전'입니다.

4. 백두산함이 구한 대한민국

만약 그날 밤 백두산함이 없었다면, 북한군 특수부대 600여 명은 부산항에 침투했을 것입니다. 당시 후방 교란에 무방비였던 부산이 점령당했다면, 미군과 유엔군이 들어올 항구는 사라졌을 것이고, 대한민국의 운명은 그날 끝났을지도 모릅니다.

백두산함은 이후 인천상륙작전 등 수많은 전투를 치르고 1959년 퇴역했습니다. 비록 함체는 고철로 매각되어 사라졌지만, 그 돛대(마스트)만은 해군사관학교에 보존되어 2010년 국가등록문화재 제463호로 지정되었습니다.


"빨래와 바느질로 모은 돈,
포탄 100발로 지켜낸 나라"

핵추진 잠수함을 바라보는 2025년의 대한민국. 그 화려한 국방력의 뿌리에는 75년 전, 가장 초라한 배로 가장 위대한 승리를 거둔 해군 장병들의 희생이 있었음을 기억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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